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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실제로 헷갈리는 부분만 정리했어요
종로가 Jongno인 이유, 이름은 왜 발음대로 안 쓰는지, 행정구역 붙임표까지. 고시 원문 예시로 로마자 표기의 핵심 규칙을 정리합니다.
modu.tools Editoria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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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가 Jongno인 이유, 이름은 왜 발음대로 안 쓰는지, 행정구역 붙임표까지. 고시 원문 예시로 로마자 표기의 핵심 규칙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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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영문 이름을 정할 때, 회사 주소를 영문 명함에 옮길 때, 해외 배송 주소를 적을 때 우리는 매번 같은 고민을 합니다. “신라는 Shinla인가, Silla인가?”, “종로는 Jongro 아니었나?” 같은 질문이죠. 현재 쓰이는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2000년에 고시되고 2014년에 한 번 개정된 규정(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14-42호)입니다. 이 글은 규정 전문을 다 옮기기보다, 실제로 사람들이 자주 틀리는 지점을 원문 예시와 함께 짚어 봅니다.
규정 제1장 제1항은 “국어의 로마자 표기는 국어의 표준 발음법에 따라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입니다. 글자를 하나씩 바꾸는 방식(전자법)이 아니라, 소리 나는 대로 옮기는 방식(전사법)이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종로’는 글자대로라면 Jongro지만, 실제 발음이 [종노]이기 때문에 Jongno가 됩니다. 지하철 종로3가역 표지판이 Jongno 3(sam)-ga인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두 번째 원칙은 “로마자 이외의 부호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입니다. 예전 매쿤-라이샤워 방식에서 쓰던 반달표(ŏ, ŭ)나 어깻점(k’)이 사라진 이유죠. 그 대신 ㅓ는 eo, ㅡ는 eu처럼 두 글자 조합을 씁니다.
단모음은 ㅏ a, ㅓ eo, ㅗ o, ㅜ u, ㅡ eu, ㅣ i, ㅐ ae, ㅔ e, ㅚ oe, ㅟ wi로 적습니다. 이중 모음은 ㅑ ya, ㅕ yeo, ㅛ yo, ㅠ yu, ㅒ yae, ㅖ ye, ㅘ wa, ㅙ wae, ㅝ wo, ㅞ we, ㅢ ui입니다.
헷갈리기 쉬운 것이 ㅢ입니다. 규정은 “ㅢ는 ㅣ로 소리 나더라도 ui로 적는다”고 따로 못 박았습니다. 예시로 든 것이 광희문 Gwanghuimun이에요. 발음은 [광히문]에 가깝지만 표기는 hui입니다. 대원칙(발음대로)의 예외처럼 보이지만, ㅢ의 발음이 환경에 따라 너무 다양해서 하나로 고정한 것입니다.
장모음은 따로 표시하지 않습니다. ’눈(雪)’과 ’눈(目)’이 모두 nun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 한글 | 표기 | 자주 하는 실수 |
|---|---|---|
| 서울 | Seoul | Soul, Sŏul |
| 은행 | eunhaeng | unhaeng |
| 의정부 | Uijeongbu | Euijeongbu |
| 광희문 | Gwanghuimun | Gwanghimun |
ㄱ, ㄷ, ㅂ은 위치에 따라 두 가지로 적습니다. 모음 앞에서는 g, d, b, 자음 앞이나 단어 끝에서는 k, t, p입니다. 원문 예시를 보면 구미 Gumi, 영동 Yeongdong, 백암 Baegam에서는 g/d/b가, 옥천 Okcheon, 합덕 Hapdeok, 호법 Hobeop에서는 k/p가 쓰였습니다. ’백암’이 Baekam이 아니라 Baegam인 점이 눈에 띄죠. 실제 발음 [배감]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받침이 대표음으로 바뀌는 경우도 발음을 따릅니다. 월곶[월곧] Wolgot, 벚꽃[벋꼳] beotkkot, 한밭[한받] Hanbat이 원문 예시입니다.
ㄹ은 모음 앞에서는 r, 자음 앞이나 끝에서는 l로 적고, ㄹㄹ은 ll로 적습니다. 구리 Guri, 설악 Seorak은 r, 칠곡 Chilgok, 임실 Imsil은 l, 울릉 Ulleung은 ll입니다. 대관령은 발음이 [대괄령]이라 Daegwallyeong이 됩니다.
제3장 제1항은 음운 변화가 일어날 때 “변화의 결과에 따라” 적으라고 합니다. 원문은 네 가지 경우를 듭니다.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가 두 개 붙습니다. 첫째, 체언(명사)에서 ㄱ, ㄷ, ㅂ 뒤에 ㅎ이 오면 ㅎ을 살려 씁니다. 그래서 묵호는 Mukko가 아니라 Mukho, 집현전은 Jiphyeonjeon입니다. 둘째, 된소리되기는 반영하지 않습니다. 압구정은 [압꾸정]으로 소리 나지만 Apgujeong, 낙동강은 Nakdonggang, 팔당은 Paldang, 울산은 Ulsan입니다. 된소리까지 반영하면 지명 표기가 지나치게 길고 들쭉날쭉해지기 때문이에요.
이 규칙 때문에 로마자 변환기를 만들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생깁니다. 자음 동화는 앞뒤 글자만 보고 기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묵호’처럼 체언인지 용언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규칙은 문법 정보 없이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modu.tools의 로마자 변환기도 이런 경우에는 결과를 그대로 믿기보다 한 번 더 확인하라고 안내하는 이유입니다.
발음이 헷갈릴 우려가 있을 때 음절 사이에 붙임표를 쓸 수 있습니다. 원문 예시는 중앙 Jung-ang, 반구대 Ban-gudae, 세운 Se-un, 해운대 Hae-undae입니다. ’중앙’을 Jungang으로 붙여 쓰면 ’중강’이나 ’준강’으로 읽힐 수 있어서죠. 다만 ’쓸 수 있다’는 허용 규정이라 의무는 아닙니다.
인명은 성과 이름 순서로 띄어 쓰고, 이름은 붙여 쓰는 것이 원칙이며 음절 사이 붙임표를 허용합니다. 민용하는 Min Yongha(Min Yong-ha), 송나리는 Song Nari(Song Na-ri)입니다.
중요한 차이는 이름에서 일어나는 음운 변화는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복남은 발음상 [한봉남]이지만 Han Boknam, 홍빛나는 [홍빈나]지만 Hong Bitna로 적습니다. 지명 ’종로’는 Jongno인데 이름 ’복남’은 Bongnam이 아닌 셈이에요. 이름은 글자 단위로 식별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성의 표기는 “따로 정한다”고만 되어 있어서, 김(Kim), 이(Lee), 박(Park)처럼 관습적인 표기가 널리 쓰입니다. 규정대로라면 Gim, I, Bak이지만 실제 여권에서는 기존 표기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7항도 “인명, 회사명, 단체명 등은 그동안 써 온 표기를 쓸 수 있다”고 명시합니다. 그래서 Samsung, Hyundai 같은 회사명은 규정과 달라도 틀린 것이 아닙니다.
도, 시, 군, 구, 읍, 면, 리, 동, 가는 각각 do, si, gun, gu, eup, myeon, ri, dong, ga로 적고 그 앞에 붙임표를 넣습니다. 그리고 붙임표 앞뒤의 음운 변화는 반영하지 않습니다.
| 한글 | 표기 |
|---|---|
| 충청북도 | Chungcheongbuk-do |
| 의정부시 | Uijeongbu-si |
| 도봉구 | Dobong-gu |
| 삼죽면 | Samjuk-myeon |
| 인왕리 | Inwang-ri |
| 당산동 | Dangsan-dong |
| 봉천 1동 | Bongcheon 1(il)-dong |
| 종로 2가 | Jongno 2(i)-ga |
’인왕리’는 발음이 [이낭니]에 가깝지만 붙임표 앞뒤라서 Inwang-ri로 적습니다. 또한 시, 군, 읍은 생략할 수 있어서 청주시는 그냥 Cheongju, 함평군은 Hampyeong으로 써도 됩니다.
자연 지물명, 문화재명, 인공 축조물명은 붙임표 없이 붙여 씁니다. 남산 Namsan, 속리산 Songnisan, 금강 Geumgang, 독도 Dokdo, 경복궁 Gyeongbokgung, 불국사 Bulguksa, 독립문 Dongnimmun처럼요. 행정구역과 달리 ‘산’, ‘강’, ’궁’은 이름의 일부로 보기 때문입니다. 속리산이 Songni-san이 아니라 Songnisan인 이유입니다.
제8항은 논문처럼 한글로 되돌려야 하는 경우를 위한 별도 방식을 둡니다. 이때는 발음이 아니라 글자를 옮기고, ㄱ, ㄷ, ㅂ, ㄹ은 g, d, b, l로만 씁니다. 원문 예시로 집 jib, 밖 bakk, 값 gabs, 독립 doglib, 없었습니다 eobs-eoss-seubnida가 있습니다. 일반 표기의 ’독립문 Dongnimmun’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죠. 일상적인 주소나 이름에는 이 방식을 쓰지 않습니다.
여권 이름을 규정과 다르게 써도 되나요? 제7항이 그동안 써 온 표기를 인정하므로, 이미 쓰는 표기가 있으면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여권 발급 기준은 외교부 안내를 따로 확인하세요.
Busan과 Pusan 중 무엇이 맞나요? 현행 규정상 ㅂ이 모음 앞에 오므로 Busan입니다. Pusan은 2000년 이전 표기법의 결과입니다.
변환기 결과를 그대로 써도 되나요? 지명과 일반 단어는 대부분 맞지만, 체언의 ㅎ 규칙이나 인명 여부처럼 문맥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공식 문서라면 원문 규정과 한 번 더 대조하세요.